2022. 10. 14. 05:24ㆍ카테고리 없음
221014 (금) 배정대 8회 싹쓸이 2루타… KT “키움 나와라”
KT 배정대가 8회 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섰다.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는 상황이었다. 배정대는 ‘끝내주는 사나이’로 유명하다. 개인 통산 8번 끝내기를 기록했다. 2022시즌에도 끝내기를 3번(안타 2개·희생플라이 1개) 연출했다. 그는 KIA의 여섯 번째 투수 장현식이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던진 시속 132㎞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외야 왼쪽 라인 쪽으로 날려 보냈다. 주자 3명(앤서니 알포드·장성우·오윤석)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였다. 올해 ‘가을 야구’ 첫판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이기도 했다.
정규 리그 4위 KT는 10월 13일 와일드카드전에서 5위 KIA를 맞아 6-2로 이겼다. 와일드카드전을 통과한 KT는 10월 16일부터 정규 리그 3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벌인다.` 이날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배정대가 경기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배정대는 찬스에서 집중력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그게 멘털이다”라고 칭찬했다.
KT가 안방 수원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른 것은 이날이 창단 이후 처음이었다. 202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02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는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11월에 중립 경기장인 서울의 고척돔에서 치렀다. 수원에선 이곳을 연고지로 삼았던 현대 유니콘스가 2006년 10월 한화와 플레이오프를 벌인 이후 16년 만에 가을 야구가 열렸다.
KT위즈파크의 1만7600석은 모두 팔렸다. 홈팀 KT보다 전국적으로 팬 층이 두꺼운 KIA를 응원하는 관중이 더 많았다. 총력전 양상이었던 이날 대결에선 KT가 기선을 잡았다. 2회까지 KIA 선발 션 놀린에게 눌려 한 명도 출루하지 못했지만, 3회 배정대의 볼넷과 심우준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조용호가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2사 후 알포드의 우전 안타로 조용호까지 홈을 밟아 3점을 선취했다.
KT 선발 소형준은 6회 1사까지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1자책점)했으나 팀 타선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탈삼진은 5개. KT 구원진인 김민수, 웨스 벤자민, 김재윤은 3과 3분의 2이닝을 이어 던지며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KIA 김종국 감독은 “감독이 미흡해서 막판에 실점을 많이 했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주 모두 꼬여버린 150억 거포의 이적 첫 가을야구 잔혹사
KIA 나성범이 이적 후 첫 가을야구에서 고개를 숙였다. 나성범은 10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악몽은 0-2로 뒤진 3회말 수비 때 시작됐다. 2사 2루에서 알포드의 우전 안타가 터졌다. 빠른 원바운드 타구. 어깨가 강한 나성범은 홈에 승부를 걸기 위해 대시했다. 하지만 공은 글러브를 튕기며 뒤로 흘렀다. 부랴부랴 타구를 쫓았지만 2루주자의 득점과 알포드의 3루 진루를 막을 수 없었다.
3회까지 소형준에 퍼펙트로 눌려 있던 KIA는 4회초 곧바로 반격했다. 선두 류지혁의 좌중 2루타에 이어 1사 후 나성범이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1사 1,3루. 직전 수비 실수를 만회하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 상황이 문제였다. 소크라테스의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빠르게 달려나온 우익수 조용호가 공을 한번 떨어뜨리며 살짝 더듬었다. 2루에 도달한 1루주자 나성범은 몸을 왼쪽으로 돌려 우익수 쪽을 바라봤다. 그러다보니 브레이크가 걸렸다. 조용호가 공을 더듬는 걸 봤지만 다시 3루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중계 해설을 하던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1루주자가 후속타자 우전안타 시 2루베이스를 돌고 나서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지 말고 우측으로 돌아보라고 강조 하는 이유는 왼쪽으로 돌면 동작이 멈춰서 연결동작이 안되기 때문"이라며 "(나성범이) 좌측으로 돌아보는 바람에 서버렸다. 그래서 한 베이스를 못 갔다"고 설명했다. 3루 진루를 못한 대가는 컸다. 후속 타자 최형우의 1루 강습 땅볼 타구가 이어졌다. 1루수 강백호가 쓰러지면서 잡아 간신히 2루에 포스아웃 시켰다.
나성범이 3루에 가서 1사 1,3루였다면 추가득점이 가능했다. 2-3 한점 차로 곧바로 추격했다면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선빈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지만 KIA는 황대인의 삼진으로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KIA는 5회 1점을 만회했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나성범은 1점 차 추격중이던 7회초 2사 1,2루에서 김민수의 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당하면서 타석에서 마저 아쉬움을 남겼다. 이래저래 풀리지 않았던 경기. 6년 150억원의 최고 대우 속에 KIA로 FA 이적한 첫해, 나성범의 첫 가을야구가 잔혹사로 짧게 끝나고 말았다.
'0%의 법칙' 실력·분위기 모든 것을 삼켰다… KT 준PO 진출
'0%의 법칙'은 견고했다.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올해까지 8년 내리 4위 팀이 5위 팀을 제압하고 준PO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kt wiz가 KIA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에 올라 한국시리즈 2연패에 시동을 걸었다. kt는 10월 13일 안방인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마운드의 힘과 8회 2사 만루에서 터진 배정대의 싹쓸이 2루타를 앞세워 KIA를 6-2로 물리쳤다.
지난해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으로 올해에는 정규리그 4위로 와일드카드로 가을 야구의 문을 연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한 경기로 끝내고 10월 16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3위 키움 히어로즈와 준PO 1차전을 치른다. 5위로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IA는 이날 승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4일 2차전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었으나 kt 철벽 마운드와 결정력 부재를 절감하며 2022년을 마감했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는 4위 팀이 비기거나 이기면 한 경기 만에 끝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엿새 만에 벌어진 선발 투수의 리턴 매치에서 kt가 웃었다. 지난 10월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t를 상대로 7이닝 9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쳐 KIA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숀 놀린은 이날에는 3회 집중타를 맞고 3실점 하고서는 조기 강판했다.
이에 반해 당시 5이닝 4실점(1자책점) 해 패전 투수가 된 소형준은 이날엔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5⅓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버텨 승리를 따내 멋지게 설욕했다. 0-0인 3회 선두 타자 배정대가 볼넷으로 출루해 kt 다득점의 물꼬를 텄다. 박경수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간 1사 2루에서 9번 타자 심우준이 KIA 유격수 박찬호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로 1, 2루 찬스를 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에 머문 1번 타자 조용호가 우익수 키를 넘겨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전진 수비하던 KIA 우익수 나성범이 재빨리 뒤로 달려갔지만, 큼지막한 타구를 잡아낼 순 없었다. 1사 2루에서 황재균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앤서니 알포드가 우익수 앞으로 총알처럼 뻗어가는 안타를 날리자 조용호가 득점해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나성범이 타구를 단타로 처리하려다가 볼을 뒤로 빠뜨린 사이 알포드는 여유 있게 3루를 밟았다.
KIA는 선발 숀 놀린을 토머스 파노니로 교체해 추가 실점을 막고 이닝을 마쳤다. 3회까지 소형준에게 무안타로 끌려가던 KIA는 4회초 선두 류지혁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추격에 불을 댕겼다. 나성범의 우전 안타로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전 적시타로 KIA는 1점을 따라붙었다. kt 1루수 강백호가 걷어내려고 넘어졌지만,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사 1, 3루에서 최형우가 1루수 땅볼, 김선빈의 볼넷으로 엮은 2사 만루에서 황대인이 삼진으로 물러나 더는 점수를 보태지 못했다. KIA는 5회 2사 2루에서 소형준의 포구 실책을 틈타 2-3으로 쫓았다. 소형준은 이창진의 평범한 땅볼이 나오자 1루로 커버를 들어갔다가 강백호의 1루 송구를 더듬었고, 그사이 KIA 2루 주자 박찬호가 3루를 돌아 번개같이 홈을 찍었다.
KIA는 6회 1사 후 최형우의 우중간 2루타로 동점 기회를 잡았으나 김선빈과 황대인이 kt 우완 셋업맨 김민수에게 각각 땅볼과 뜬공으로 물러난 바람에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7회에도 1사 후 박찬호의 좌전 안타에 이은 2루 도루, 류지혁의 볼넷으로 1, 2루 찬스를 얻었지만, 김민수에게 또 이창진이 뜬공, 나성범이 삼진으로 돌아서 땅을 쳤다.
KIA 타선이 8회 웨스 벤자민에게 3타자 연속 삼진으로 허무하게 이닝을 끝내자 kt는 8회말 석 점을 뽑아 KIA의 백기를 받았다. 완벽한 계투 작전을 펼친 kt와 달리 KIA 5번째 투수로 8회 등판한 이의리는 볼넷 3개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구원 등판한 장현식이 배정대에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좌선상 2루타를 맞고 무너지면서 KIA의 가을도 짧게 끝났다.
kt 마무리 김재윤은 9회 등판해 깔끔하게 1이닝을 정리했다. 이날 3타수 2안타를 치고 3타점에 1득점을 올린 배정대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2006년 10월 14일 현대 유니콘스와 한화 이글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이래 수원에서 16년 만에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kt는 만원관중(1만7천600명) 앞에서 승리해 배의 기쁨을 누렸다.